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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딱60살 애완견

by 모집자 2023. 4. 20.

 

 

 

 

오늘은 우리 막내딸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리 집에 온지 어느덧 5년이 되었다. 처음 이 아이를 데려온 게 아들이 타지방으로 대학을 진학하면서 집사랑의 우울증

이 원인이 되었다. 난 아들 딸 이렇게 두 명을 두었는데 큰아들은 지 엄마랑 사이가 무척이나 좋았다. 그런 아들이 대학 진

학으로 집을 비우자 집사람은 심적 타격이 컸다. 그리고 딸은 부처님, 예수님도 어쩌지 못한다는 중2였다.

나와도 다정다감한 사이었는데 중2병에 걸리더니 근처에도 못 오게 했다. 그러든 어느 날 집사람이 강아지 구경을 가자고

했다. 나 역시 강아지를 좋아 하는 지라 구경만 한다고 하니 따라나섰다.. 그전부터 집사람이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싶다

고 했지만 난 집안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건 반대하는 사람이다. 강아지고 사람도 모두 피곤한 일이라 생각 했다. 그래도 구경만 한다고 하니 그것마저 마다 할 수 없어 같이 가게 되었다. 처음 본 우리 막내는 의젓했다.

 

푸들이고 검은색 미디엄이다.

 

한배에 두 마리를 낳았다는데 둘째였다.. 그 집에 들어가서 처음 보는 순간 아! 오늘은 어쩔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 예쁘긴

첫째가 눈에 띄게 예뻤다. 하지만 입질이 심했고 둘째를 보니 아직 애기인지라 장난은 심했지만 왠지 의젓해 보였다. 지언

니 보다 덩치는 더 컸다. 그냥 안고 나왔다. 그리고 우리의 동거는 시작 되었다. 딸 네미는 마침 수학여행을 가고 나중에 오

면 놀라게 해 줄 양으로 알려주진 않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수학여행을 다녀온 딸내미는 강아지를 보자 말자 주저앉아 울었.

너무 좋아서 그리고 이름은 ‘단’  이라고 지었다. 2병에 걸려 학교에 갔다 오면 자기 방에만 있든 딸이 단이가 오니 마

루로 나왔다. 그리고 대화가 다시 시작되었다. 서로 공통된 관심사가 있으니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오늘 단이가

뭘 먹었고, 산책을 하다 어떤 일이 있었고, 이제 손 하면 손을 내밀고앉아란 말도 알아듣고 , 기다려도 할 줄 알고등 많은 이야기를 하며 같이 웃었다. 중이병도 씻은 듯이 나아버렸다. 신도 어쩌지 못한다는 중이병을 말이다. 난 단이가 우리 집에 와서 예전처럼 나와 딸이 다시 친해지게 한 것만으로도  자기 몫을 톡톡히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늦게 귀가를 하면 식구들 모두 자고 있어도 언제든 나를 열렬하게 반겨주는 유일한 존재로 이미 지 몫을 다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강아지를 마당에서 키우는 거랑 집안에 같이 동거를 하는 건 너무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집안에 같이 살다 보니 정말 식구, 가족이 되는 걸느낀다. 그리고 앞글에서 한번 언급한 발리의 퍼피에게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이젠 정말 우리 막내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내 앞에 누워 내가 같이 놀아주기만을 기다리며 눈을 껌뻑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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